사진첩 정리 중 찾아낸 기록. 2015년 회사 직영점 동료들과 만리장성으로 야유회 갔을 때다. 나 빼고 다 중국 분들. 테라피스트로 일하던 중 2014년 하반기 북경에서 일할 기회가 생겨 찰나의 용기로 출국했다. 당시에 너무 어렸고 하던 일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다른 일도 잠깐 해보고(막노동) 다쳐서 고향인 구미에 있을 때였다.
첫 직장 상사가 연락이 와서 북경에서 일해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했다. 이직한 회사에서 중국 북경에 직영점을 오픈하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한다고 했다. 처음엔 고민하다가 한 번 다치고 나니 겁도 나고 해서 그냥 가겠다고 했다. 사실 돌아보면 그게 더 겁나는 결정이었고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업종이 뷰티다 보니 여성분들이 많았다. 훗날 중국 내 오픈한 프랜차이즈 지점 교육을 다닐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 오픈도 내가 가서 세팅했다. 당시 직영점 및 가맹점 동료들 위쳇 아이디가 남아있어 연락을 해봤는데 답장이 왔다.
지금 내 중국어 수준에 놀라면서 당시를 회상하며 재밌게 대화했는데 그저 신기했다. 나를 어떻게 기억하냐고 질문했는데 일에 진중하고 근면했다고 한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초반엔 중국어를 듣지도 말하지도 못했다. 그러니 묵묵히 일할 수밖에. 트레이닝 기간부터 현장에서 눈빛과 손짓, 발짓, 마음으로 소통하며 지냈었다.

그래서 직영점 오픈 초반 멤버들은 대부분 소통을 제대로 못한 채 헤어졌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나도 답답했고 동료들도 답답했을 것 같다. 그리고 돌아보면 그땐 신체 능력 클래스가 달랐던 것 같다. 일도 많이 했었고 하루 영업을 마치면 당일 상황을 한국에 보고 했다. 그 와중에 살기 위해 중국어를 배우로 다녔으니. 처음엔 마트에서 물건도 못 샀다. 통역이 있다고 했는데 한 명뿐이었고 당연히 내 개인 통역이 아니었다. ㅎㅎ 정말 생존을 위한 중국어를 공부를 했고 그야말로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당시 동료들을 꼭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란다.
그럼 당시 현장에서 해주고 싶었던 말들을 모조리 다..ㅎㅎ (사실 서로 많이 도왔다.) 세월이 꽤나 흘렀으니 그간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북경에 남아있는 친구도 있고 고향으로 돌아간 친구도 있던데, 정말 반가울 것 같다. 또 가맹점 오픈 및 교육 출장을 다니며 인연이 된 사장님, 점주님들 그리고 직원분들도 연락을 한다. 이젠 정말 아련한 추억이 되었다. 앞으로 종종 연락하기로 했으니 한국에 있어도 중국어 잊어버릴 일은 없을 것 같다.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상 매 순간 선택의 연속이다.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 지식과 지혜를 꾸준히 축적하지만, 경험 상 어떨 땐 찰나의 용기가 인생을 바꾼다.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지막 도전 그리고 그 후 (0) | 2022.10.22 |
---|---|
첫 홍콩 방문 그리고 중경삼림(重庆森林) (0) | 2022.10.13 |
팬데믹 기간 나의 여정과 느낀 점 (0) | 2022.10.09 |
추억엔 감가상각이 없다 (0) | 2022.10.05 |
생애 첫 BCT 시험을 한국에서 치르다 (2) | 2022.1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