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4년 전 월드컵 그리고 북경(北京)을 추억하며 (ft.김민재 선수 만난 썰)

essayist_colin 2022. 12. 3. 22:55

12년 만에 우리나라가 원정 월드컵 16강에 올라갔다. 카타르 월드컵은 겨울에 열리는 게 특이하긴 한데 아무튼 어제 잠을 거의 못 잤다. 흥분되고 기분이 좋아서. 이번 월드컵은 정말 원 팀으로 준비가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직적이고 강팀인 우루과이, 가나를 맞아서도 잘 싸워줬고 포르투갈을 이기고 16강에 올라 너무 기뻤고 자랑스러웠다.

중계를 듣다 보니 4년 전 지난 러시아 월드컵이 떠올랐다. 월드컵 기간 나는 한국 출장이라 첫 경기였던 스웨덴 전을 숙소에서 혼자 봤고 두 번째 경기인 멕시코 전을 친구들과 봤었다. 결과는 2패. 아쉽기도 하고 멕시코 전 손흥민 선수의 골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북경으로 돌아왔고 마지막 독일 전을 숙소에서 노트북으로 관람했다.

 

경기는 감동이었다. 최강 독일을 상대로 이길 줄 몰랐었는데. 타국에서 국가대표 경기를 보거나 우리나라가 잘 된 기사, 소식을 접하면 정말 자랑스럽다. 말 그대로 두 배로 기쁘다. 이때 위쳇(微信) 모멘트(朋友圈)에 자랑을 얼마나 했는지 모른다. 내 위쳇에 있는 중국인들도 다 축하해 줬다. 내 중국 지인들은 손흥민 같은 월드 클래스 선수가 한국에 있다는 걸 되게 부러워한다. 왠지 모르게 어깨도 으슥해지고 그랬다.

 

진짜 감동적. 무한 캡쳐했었다. ㅎㅎ

 

이번 월드컵도 마찬가지 일 거다. 현지에 계시는 교민분들도 엄청 기쁘고 뿌듯했을 거라 생각한다. 제로 코로나니, 봉쇄니, 격리니 해서 힘드실 텐데. 힘내시길 바란다. 내년엔 제발 입국 격리부터 해서 국문도 전면 개방했으면 한다. 벌써 3년이 다 되어간다. 지겹다.

아 그리고 2019년 초 북경에서 나는 김민재 선수를 실제로 봤었다. 한창 국가대표 경기에서 골을 넣고 알려졌을 때 같은데, 김민재 선수는 FC 베이징 궈안(北京国安) 팀에서 활약했었다. 베이징 산리툰 소호(北京三里屯SOHO) 대로변에서 당시 여자친구와 길을 걷는데 지나가는 사람 피지컬이 장난이 아니라서 쳐다보니 티비에서 본 김민재 선수 였다.

그래서 나는 놀라움 + 당황하면서 큰소리로 어~ 어! 그러니까 김민재 선수가 들었는지 뒤돌아서 한국 분이세요? 하고 인사해 주고 갔다.

나도 크게 인사했고. ㅋㅋ 참 아쉽다. 사진 찍고 싸인 받아둘걸.

 

맥도날드(工体店) 간판부터 인테리어가 베이징 궈안 축구팀 콘셉트.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 테이블이 축구 경기장 ㅎㅎ

 

나는 베이징 공인 체육관 (北京工人体育场) 근처에 살았는데 경기가 있는 날이면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그 근방 거리를 점령하고 경기가 끝나면 식당, 술집에 넘친다. 맥도날드도 베이징 궈안 컨셉으로 인테리어를 했었고. 참 지나고 보니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다. 2015년엔 중국 인터넷 1세대 소후 닷컴 장차오양(张朝阳)이 고객으로 와서 직접 케어했던 적도 있었다. 물론 그때는 중국어 소통이 안되서 말 없이 관리만 했다. ㅎㅎ

블로그에 기록을 남길 때마다 생각나고 그립다.

중국 현지에 가서 중국어 쓰면서 돈 벌고 여행하면서 다시 한 번 살아보고 싶다. ^^

대한민국 카타르 월드컵 원정 16강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