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추억엔 감가상각이 없다

essayist_colin 2022. 10. 5. 11:11

“추억엔 감가상각이 없다.” 이 말을 좋아한다. 추억은 값진 경험이자 귀한 것이다. 2014년 베이징 생활을 막 시작했을 때를 잊지 못한다. 언어, 문화, 생활 환경, 음식 등 핸디캡이 많았다. 한창 적응하던 중 이웃의 초대로 생일 파티에 갔었다. 고민을 하다가 용기 내서 갔는데, 아직도 이날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을 날이었다. 중국어도 갓 배우기 시작해 니하오 짜이찌엔만 하던 때다. 참석자들 중 독일인, 미국인, 러시아인 친구들이 있었다. 더 놀라웠던 것은 이들이 중국어를 수준급으로 구사했었다. 괜찮은 척, 여유로운 척했지만 주눅이 들었고 정말 좌불안석이었다. 

 

최근 중국 지인과 통화했을 때 빠르면 올해 11월 늦어도 내년엔 자유롭게 왕래가 될 거라고 한다. 물론 추측이지만. 내년 이후엔 격리 없이 자유롭게 해외를 오갔으면 좋겠다. 현지 거주도 좋고 비즈니스 트립도 좋다. 작년 초 코로나로 중국 취업을 못 나가서 아쉬움도 있었지만 어느덧 1년 반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중국어 공부에 더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외국어 공부는 갑자기 확 느는 경우는 드물다. 장기적으로 생각하고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즉 꾸준함이 답. 더 좋은 건 현지에 거주하는 것이다. 

중국어 공부는 2~3년 더 하고 터득한 방법론으로 영어를 학습할 생각이다. 과거에는 동시에 하고자 시도했지만 어느 것도 진전이 없었다. 하나에 집중하는 것이 더 빠르다. 절대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인생이 생각보다 길다는 것도 깨달았다. 30대에도 더 많은 시간을 경험에 소비하고 좋은 추억들을 남기고 싶다. 그리고 마흔을 맞이하고 싶다.

 

2014년 만난 친구들. 언어가 안 통해서 아쉬웠지만 다들 건강하게 잘 살고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