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울산 생활
2020년은 특별한 기억이 있다. 2019년 말 귀국 후 그다음 해 중국 상해(上海)에 있는 모 기업에 입사 예정이었으나 코로나가 터져버렸다. 그 기업은 올해 퇴사한 회사의 브랜드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으로 운영할 예정이었고, 나에겐 또 기회라고 생각을 했고 다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기업 인사담당자와 전화 인터뷰도 하고 서류를 확인한 후 한창 비자 준비하고 있는 와중에 코로나19가 터지고 연기가 되었다. 그래서 당시 소개해 준 부장님이 나가기 전에 한국 매장에서 일해보는 게 어떻겠냐 해서 승낙했다. 마냥 기다릴 수는 없었고 한국 매장을 다니며 운영도 배우고 고객들도 만나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시스템 지원팀으로 2월 중순부터 서울 마곡점에 보름 있었고 3월에 울산 삼산점으로 날아갔다. 울산이라는 곳은 가본 적은 없고 들어만 봤는데 좀 놀래긴 했다. 살기 좋아서. 물론 삼산이 좀 좋은 동네라고는 하는데 아무튼 나에겐 딱이었다.
지점에 도착해 보니 점장님, 실장님, 그리고 직원분들이 두 분 계셨고, 3월 일을 배우며 재밌게 일했다. 그리고 4월에는 수원 인계에 있다가 5월부터 9월까지 다시 울산에서 시간을 보냈다.
일도 재밌었고 지점에 계신 분들, 고객들도 너무 좋았다. 대화를 많이 하면서 나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내 장점도 알게 되었고.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이 주변에 업스퀘어에 있는 교보문고. 내부도 정말 좋았고 본격적으로 독서를 하기로 마음먹었을 때인데 딱이었다.
나는 팬데믹 기간, 20,21년 2년간 책을 딱 100권 읽었다. 그중에 삼산에 읽은 책이 많고 독서에 푹 빠지게 된 계기도 되었다. 쉬는 날은 무조건 교보문고로 출근했다.
그 외 옛 친구도 만나서 바닷가 놀러도 가고, 부모님이 울산으로 오셔서 대나무 숲도 가고 지점 분들이랑 맛있는 것도 먹으로 다닌 기억이 있다. 고객들 중 기억에 남는 분들도. 또 20년 상반기 마스크 대란때 줄서서 마스크를 사러 다닌 기억도 재밌었고. ㅎㅎ
추후 모두 기록에 남길 예정. 에피소드도 많다.
나에겐 좋은 기억이 많은 울산. 내년 여름에 다시 한번 방문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