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기록

7막 7장 그리고 그후 - 홍정욱

essayist_colin 2022. 10. 15. 10:42

개인적으로 닮고 싶은 분 홍정욱 회장님의 '7막 7장 그리고 그 후'를 읽고 나의 ‘꿈'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봤다. 그리고 결심한 것이 있다.

내 삶의 의사 결정권자로.

내 운명의 주인으로.

내 영혼의 주재자로.

그렇게 사는 것.

 

1년간 벙어리로 살았던 때가 있었다. 바로 2014년 중국 북경 생활 첫해. 환경과 문화도 그렇지만 중국어를 아예 모르고 갔기에 정말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추억으로 남았지만. 그래서인지 읽는 내내 공감 가는 부분이 많이 있었다. 아마 내가 20대 중반에 중국행을 선택한 건 내 인생에 있어서 첫 번째 터닝포인트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한국에서 해보지 못했던 경험들을 다 해봤으니.

물론 당시 나는 유학생 신분으로 간 것이 아니었다. 그저 해외취업 기회가 생겨 찰나의 용기로 지원을 한 것이었다. 통역해 주는 분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있어도 나는 마트에서 물건 사는 것, 핸드폰 비 납부 관련 정도만 도움을 받았다. 말이 안 통하는 게 정말 불편한지 그때 처음 알았다. 1년 계약이었지만 1주일도 안 돼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었다. 고객 서비스도 직접 해야 했으므로. 그래서 각종 커뮤니티에서 과외 선생님도 찾았고 첫해 6개월가량 퇴근 후 왕복 3시간 거리에 있는 북경대 기숙사를 드나들며 과외를 받은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과외 해준 북경대 의대 재학 중이던 한국인 친구도 생각이 난다. 2살 때 중국에 와서 북경에서 한국어 시험을 쳤으니 거의 중국인이나 다름없었다.

첫 스승을 잘 만나서 그 후로는 중국인 원어민과 과외를 했고 정말 여러 명의 중국인들과 학습을 했던 것 같다. 당시 첫해는 상무 비자(商务签证)를 발급했고 한국 돈으로 월급을 받았는데 50%는 과외비로 사용했다.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1년도 안 돼서 한국으로 돌아왔을거다.

그 후 나는 중국어를 점점 익혀 고객 관리, 지점 운영, 가맹점 점주, 직원 교육까지 진행했고 중국 출장과 여행도 즐겼다. 이 책을 읽으며 언어뿐 아니라 현지인화 하려고 노력했던 시간들과 그 속에서 오는 갈등과 정체성에 대한 불안, 여행 에피소드 등 와닿는 내용이 정말 많았다.

시간이 꽤 흘렀지만 그때 만든 '꿈'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 그렇다고 꿈만 꾸지는 않는다. '지금, 오늘'을 묵묵히 살아가며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며 정진하려 한다. 이 책은 출간된 지 오래됐지만 지금 읽어도 좋다. 방황을 하거나 내 중심이 흔들릴 때 다시 읽을 생각이다.